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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요소와 원리를 통한 공간 표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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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의미를 담은 공간
공간이란 사람이나 사물이 위치하는 장소 또는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말하는데요, 작가들은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조형요소의 원리를 이용하여 실제 존재하는 것 같은 공간을 작품에 표현하기도 하고, 작품을 둘러싼 공간을 경험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회화에서 조간, 현대의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점점 확장되고 있는 작품 속 공간에 대해서 알아볼께요.


 

2차원의 평면에 표현된 환영의 공간
미술의 역사에서 작가들은 오랫동안 2차원의 평면 공간에 3차원적인 입체감 있는 공간을 표현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실제와 같은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 중 하나가 원근법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 원근법 표현이 절정에 달합니다. 보다 입체적인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앞에서 뒤로 갈수록 공간을 좁고 작게 표현하여 감상자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가들은 이 시각적인 거리감을 통해 그림 속 가상공간이 감상자의 눈 앞에 실재하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2차원 2차원일뿐!
19세기 근대에 등장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야외에 나가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풍경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색은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순간적 인상을 담아내기 위해 빠른 붓 터치로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더 이상 2차원의 평면에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눈속임 장치인 원근법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직 화가가 경험한 공간과 시간만이 작품에 담겨지게 된 것입니다.


 

 

다양한 방향에서 보아야 진짜다
원근법의 문제점은 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는 데 있습니다. '피카소'는 기존의 원근법으로 표현할 경우 다른 쪽 면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대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 작품 안에 모델의 앞,뒤,옆모습등 다양한 모습을 한꺼번에 그려 넣었습니다. 피카소는 이 작품 속에서 거울을 이용하여 마저 보이지 않는 얼굴의 다른 면을 거울 공간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색,면이 만드는 조형적 공간
화면에서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진 그림을 추상화라고 부릅니다. 그 이전의 화가들이 어떤 대상의 형태를 화면 안에 표현하려고 했다면 추상화가 '몬드리안'은 선,색,면과 같은 조형 요소만으로 화면 안에서의 비례와 균형, 조화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미지로 표현된 소리의 공간
추상화가인 '칸딘스키'는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캔버스에 소리의 파장에 따라 색과 형태를 정하여 배치하였는데요, 다양한 선, 형, 색등이 조화를 이루는 칸딘스키의 작품들은 작가의 청각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소리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원일까? 3차원일까?
그림은 화면에 3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원근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눈속임을 거부하고 2차원의 평면적인 느낌을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폰타나'는 캔버스가 평면이어야 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작품에 부여하였는데요, 바로 캔버스를 칼로 찢거나 구멍을 뚫어 실제의 깊이감과 공간감을 드러낸 것이죠, 그림이 과연 2차원인가요? 3차원인가요? 질문을 던집니다.


 

 

걸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공간
'리처드 세라'의 휘어진 강철 조각을 감상하기 위해 관객들은 유도된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키를 훌쩍 넘기는 벽면이 관객을 밀어내거나 이끌어, 밝은 곳으로 안내하기도 하고 어둡고 좁은 벽으로 밀쳐내기도 합니다. 가장 좁은 공간에서는 아찔함이, 도착점에서는 넓고 둥근 공간에서는 안도감이 느껴집니다. 작품과 관객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기가 머물던 공간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는 방 안의 공간을 통채로 캐스팅하였습니다. 벽난로 앞에서 가족들이 함께 머물렀던 기억들이 이 공간 안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 안에 가득 찼던 공기들은 단단하게 굳어졌고, 순간의 모습들이 영원히 이곳에 남게 되었습니다. 건물의 외부 형태가 아닌 대면의 공간에 주목한 작품입니다.


 

 

공간과 하나되는 작품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 광장에 놓여졌습니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작품 표면은 마치 거울처럼 주변의 풍경을 비취 보여줍니다. 작품 앞에 서면 나를 둘러싼 땅과 나무, 건물과 하늘등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작품 앞에 놓인 공간, 작품을 둘러싼 공간이 작품의 표면에 비취지며 관객과 작품, 환경이 바뀔 때마다 매번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됩니다. 이 작품 안에서 공간과 관객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자연을 경험하는 공간
미술관 안에 들어서는 순간, 잠시 멈칫하게 됩니다. 태양광으로 가득한 공간에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 테니깐요, 그 모습은 마치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처럼 평온하게 느껴집니다.


 

 

미술관 안에서 만나는 자연의 경이로움
'올라퍼 엘리아슨'는 미술관 천장에 특수하게 제작된 거대한 반원전구와 거울을 설치하였습니다. 거울로 완성된 태양의 형태와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한 빛은 미술관을 경이로운 자연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고,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공간은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중요한 작품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의미 있게 다가왔던 공간은 어떤 곳이었나요? 우리 주변에는 그 동안 우리가 주의 깊게 보지 못했던 다양한 공간들이 보물처럼 숨어있는데요, 한번쯤 찾아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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